life2009/05/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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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은 생각지도 못한 빵꾸(?)들 덕분에 예상보다 늦어졌는데... 오늘도 늦잠이다.
서둘러 여관 지하주차장(창고? 차고?)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오니, 앞바퀴에 바람이 하나도 없다.

"아차...  실펑크가 나서 바람만 더 넣고 왔었지... 어제 떼우고 잤어야 했는데..." -.-;

급하게 펑크를 떼우려고 튜브를 빼내서 이러저리 눌러봐도 도통 찾을 수가 없다.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자꾸 가고... 출발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아서 바람을 넣어가면서 가기로 하고 그냥 출발~! ...하려다, 길 건너 순대국밥집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

홍성으로 가는 21번 국도를 타고 4킬로 남짓 달렸으려나...
앞타이어에 바람이 없는 것 같아 길 옆에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바람을 넣으려는데...
어랏~? 그나마 있던 바람이 피쉭~ 한 순간에 빠져 버린다. 바람을 넣어도 넣어도 피쉭~ 피쉭~ 소리만 날 뿐, 바람이 들어가는 기미도 없다.

"에구... 결국 올게 왔구나~"싶어 빵꾸를 떼우려고 튜브를 빼니... 이뭥미?!
튜브와 밸브를 연결하는 부분이 찢어졌다. 펑크 패치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닌데...그대로 답답한 마음에 패치를 둘로 잘라 밸드를 둥그렇게 감싸고,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순간접착제까지 동원했지만... 어림도 없다. oTL

그렇게 삽질하는 동안 동료는 웃도리를 벗고(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웃통까고~) 가겠노라며 썬크림을 바르고 있다. -.-;;;;

대책없이 고민하다가 "서울 사람"스럽게 "돈"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지역번호 몰라서 한참 해매다가 전봇대에 붙어있는 광고에서 지역번호를 추출 + 114~ 홍성 읍내에 있는 용달차를 물으니 (전화번호부 맨 앞에 나올것 같은)"가나용달"의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아무튼 114에서 자동 연결해준 전화를 받으신 아저씨에게 대충 위치(예산 운전 면허 시험장)와 자전거 두 대라는 얘기를 채 끝내기도 전에 알겠다면서 전화를 끊어버린다.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지, 가격은 얼마인지... -.-;;;

그렇게 용달차를 불러놓고 멍하니 국도를 달리는 차들을 바라보노라니... 국도에 왠 빈 트럭이 이렇게 많은 거냐-.-; 그냥 엄지들고 세우면 태워 줄 것 같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히치 먼저 해봐야쥐...

20여분만에 도착한 1톤 봉고 트럭. 원래 5만원인데 만원 깍아 주신단다. 원래 얼마였는지도 모르겠고, 어차피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도 없고... 자전거 두 대를 1톤 봉고 뒤에 싣고 홍성까지 점프~

조양문로터리에 있는 자전거포에서 앞바퀴 튜브를 교체하고, 예비 튜브도 하나 사고, 돼지표 펑크패치도 한 통 더 샀다.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조양문이나 그것을 둘러싼 찻길이 흡사 남대문 미니어쳐를 보는 듯한데, 나 때문에 오전을 그냥 허비한 것 같아 맘이 편치않아 오래 쳐다볼 여유가 없다. 점심은 보령에서 먹기로 하고 서둘러 출발했다.

계속 21번 국도를 타고 광천을 거쳐 보령으로 가는 길은 거의 평지였지만 맛바람 때문에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서 힘들었다. 자전거를 조금이라고 멀리 타 본 사람들이라면 맛바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안다. 오리막은 오른 만큼 내려가니 공평하기라도하지... 맛바람은 그런 거 없다. 갈 때도 맛바람~ 올 때도 맛바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같이 여행한 동료의 본향이 보령이라면서, 예전엔 보령에서 떵떵거리던 집안이었다는데 확인할 길은 없다. 보령이 고향인 개그맨 남희석이 딸 이름을 보령이라고 지었다는 얘기가 제일 먼저 떠 오른다. 나에게 고향이라고 할만한 곳은 대구, 영천, 금호, 숙천...인데... 장대구, 장영천, 장금호, 장숙천이라고 하면 무슨 중국 무협소설에 나오는 조무래기 악당같은... -.-;

아무튼, 명색이 "시"인지라 어제 오늘 지나 온 곳 중에 제일 번화하다. 시내 곳곳에 위치한 깨끗한 도서관들이 인상적이다. 배고픔을 참고 달려왔기에 허기부터 해결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복돼지식당"(보령 수협 근처였는데 인터넷을 뒤져봐도 안나온다)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가서 대충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별생각없이 시킨 김치찌게도 찌게지만 20여가지 밑반찬까지 @..@ 3박 4일동안 먹은 밥 중에 단연 쵝오!! 배터지게 밑반찬까지 싹~~ 해치우고~ 다시 출발~~

애초의 계획에는 대천 해수욕장을 거쳐 해안도로로 쭉 내려가는 거였는데... 너무 늦게 출발한데다 오전을 허비했기 때문에 바로 장항으로 가기로 했다. 21번 국도를 타고 웅천, 서천, 장항까지~ 쭈욱 가면 되는데...

거듭 느끼는 거지만, 밥먹고 자전거를 타는 건 정말 힘들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 밥을 먹었다면 확실히 쉬어서 어느 정도 소화를 시킨 다음에 출발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달리는 중간 중간 조금씩 먹어서 에너지만 보충하면서 그냥 달리는 게 낫다.

배는 부르고, 맛바람은 불고, 길은 자꾸 산으로 가고, 해는 저물어 가고, 뒤에 싫은 짐은 귀신처럼 잡아 끌고... 그래도 산 한가운데에서 어쩌겠냐 가야지 하면서 가다 쉬다를 수차례 반복... 꽤 길어보이는 업힐을 앞에 두고 오늘 장항까지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파워에이드를 들이키고 있을 무렵...


빨간 스페셜라이즈드 프레임에 시마노 XTR 크랭크, 까만 쫄바지와 스페셜라이즈드 팀복까지 뽀대 작살~ 구세주 등장(두둥!). 오늘! 새벽에 시흥에서 출발했는데... 김제에 있는 처갓집에 가신단다. -.-;;; 김제가 어디였지? (두리번 두리번) 전북 김제... 아~ 익산 옆에 김제... 그럼 군산보다 밑이네... 쿨럭 -,.-;;; 우리가 3박4일로 해남을 간다고 하니, 동호회 사람들 중에는 당일로 해남 찍는 사람들도 있단다. 쿨럭 -,.-;;; 부러워하지 말자!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

동료의 중앙일보자전거를 보더니 대단하다면서 혀를 끌끌 차신다. 내 자전거에 대해선 별 얘기 없으시더니 타이어를 보면서 한 말씀~ "세미슬릭은 펑크가 잘 나서... 국도나 지방도 장거리 탈 때는 안좋은데..." oTL 일부러 바꾼건데...ㅠ.ㅠ

내 동료의 경우엔 젊은 피답게 제일 높은 기어에서 허벅지와 장단지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이고, 내 경우엔 부실한 체력을 (그나마 조금 더 좋은 자전거로) 중간 기어에서 더 많은 페달링으로 커버하는, 말하자면 파워는 없어도 오래가는 타입이다. 그런데 이 분은 한참 더 좋은 자전거와 더 강력한 파워와 기술과... 나와 내 동료가 헉헉 대고 오르막을 오르고 있노라면 뒤에서 휘파람을 불며 "여~ 업힐 잘하는데~"하신다. 바람을 막아주겠노라고 앞으로 가시고는 "자기 페이스에 맞춰서 타~" 하면 따라잡을 수가 없다. oTL

아무튼 이 분 덕분에 크레이지모드로 질주~!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금강 하구둑이다! 오늘 목적지였던 장항을 조금 넘어 군산까지! 전라북도다! lol

금강 하구둑을 건너서 전라북도 표지판 밑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빨간 스페셜라이즈드는 김제까지 30킬로 정도 더 가셔야 한다며 우리와 헤어졌다. 아뿔사~ 성함도 안 여쭤 봤네-.-; 아무튼 다음인지 네이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시흥사랑MTB라고 했던가...

(훨씬 더 깜깜했는데... 요즘 디카들은 알아서 파란 하늘을 만들어준다-.-;;;;)

오늘의 여정은: 예산->홍성->보령->서천->군산(쭈욱 21번 국도)
예산, 홍성, 보령까지는 거의 평지라 어려움이 없고, 보령에서 서천으로 넘어가는 길은 꽤 힘든 업힐과 신나는 다운힐, 서천 넘어 군산까지는 거의 평지다.

금강하구둑만 넘으면 바로 군산인줄 알았는데... 5킬로 남짓 밖에 안되는 군산 시내까지가 왜 그렇게 멀던지...

(사진은 군산으로 들어가면서 바라 본 바다 건너 장항)

군산 시내에서 여관방을 잡은 다음, 근처 식당에서 삼계탕 한 그릇을 후다닥 비운 다음, (여관방 화장실에서)밀린 빨래를 해서, (여관에서 사용하는)탈수기로 돌린 다음, 방바닥에 널어두고, 장단지와 허벅지에 맨소래담을 쳐~바르고, 맥주 500짜리 한 캔씩 까고~ 잠이 들었다.

정말 긴~~ 하루였다.

and, life goes on...

Posted by iolo
life2009/05/0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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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목적지는 예산. 체력이 허락하면 홍성이나 보령까지 가볼 생각이었다.

나는 집(강변역)에서 출발하고, 동료는 신도림에서 출발하여, 9시에 안양 비산교(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 길은 몇번 가 본 길이기에 7시 30분쯤 집을 나서 잠실철교를 건너 잠실 자동차 극장(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 옆을 지나 학여울(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곳)에서 양재천으로 빠졌다. 양재, 과천, 인덕원을 지나 인덕원교에서 학의천으로 내려갔다. 스피드블럭을 못보고 그냥 달리다가 덜컹~ 고글의 고정핀이 빠졌버렸다. 조금 찾아보다 시간도 없고 찾기 힘들 것 같아 포기하고 그냥 만나기로 한 곳으로 달렸다. 여기까지가(원래 계획에 없던) 대충 30km... 쿨럭-.-; 동료와 만나서 오늘의 주행 계획에 대해서 얘기하며 잠시 휴식~ 그리고 다시 출발.

아래 사진은 같이 간 동료의 자전거... 무려 "코렉스 접이식 철TB"... 일명 조선일보자전거...

계획대로라면 금정역에서 자전거도로에서 빠져나와 47번 국도를 타고 양촌IC로 가야한다. 1번 국도를 타고 수원을 지나 가는 방법도 있지만 워낙 악명이 높아 다른길을 택해본 것인데... 이 길이 아리까리하다. 금정역을 그냥 지나쳐서 산본시내로 들어가 버렸다. 산본시내를 조금(?) 헤매다가 47번을 다시 잡아타고 달리기 시작~ 1번 국도에 비하면 천국이다. 갓길도 좋고 차도 별로 없다.

양촌IC에서 부턴 고민할게 없다. 39번 국도를 타고 아산만방조제까지 계속 가면 된다.
오르막 내리막은 좀 있는 편이지만 갓길이 넓어서 달리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여기서 첫번째 빵꾸(펑크라고 하고 왠지 현실감이 없다)!
빵꾸의 원인은 무려! 스테플러 침 하나-.-;;; 이게 어떻게 세로로 박힐 수 있는 거냐?!
아무튼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신속하고 펑크 패치! (이 때까지만 해도 이게 액땜이 아니라 악몽의 시작이라는 걸 몰랐다-.-;;;) 

안중을 지나면서 짜장면 맛있는 집이라는 간판을 보고 급 땡김! 육교를 건너 점심을 먹었다.
너무 허기진 나머지 사진찍는 것을 깜빡했는데... 아무튼 가격도 싸고, 맞도 좋고~ 강추!

밥을 먹고 나니 급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밥 먹고 나서는 충분히 쉬어야 한다. 안그러면 안먹으니만 못하다.

아무튼 여기서 조금 더 달리니 아산만방조제(평택호)다! 앗싸! 바다다?!


출발 전 인터넷에서 본 여행 경로는 대부분 천안/아산을 거쳐 부여/공주를 거치는 길이었는데... 왠지 국도만 타고가면 재미없을 것 같아 여정을 살작 비틀었다.

아산만 방조제를 건너자마자 삽교/태안 방면으로 우회전해서 34번 국도로 바꿔타고 인주면(현대 자동차 아산 공장이 있는)에서 623번 지방도로로 바꿔타고 선장, 도고를 거쳐 예산으로 달렸다.


예산을 코 앞에 두고 두번째 빵꾸! ㅠ.ㅠ 이번에도 앞바퀴다.
잘하면 홍성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헛된(?) 희망을 품고,
신속히 펑크 패치! 그리고 출발하려는 찰라....

헉! 이번엔 뒷바퀴 빵구! 이뭥미!!! ㅠ.ㅠ
그래도 어쩌랴...
오늘은 예산까지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펑크를 떼운 다음... 예산 읍내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핸들링이 뭔가 좀 이상하다 싶어 살펴보니 앞바퀴에 바람이 살~짝 빠져있는게 아닌가. 아까 떼운 곳 외에도 펑크가 더 있었던 모양... 그나마 바람이 많이 빠지지 않았기에 나중에 천천히 고치기로 하고, 공기만 좀 더 집어넣고 읍내로 들어갔다.

아산 읍내는 조용하고 깨끗하다. 터미널 앞에는 여관 하나 없다. 찜질방 딸랑 하나 있는데... 두사람이 찜찔방 들어갈 돈이면 그냥 여관방 하나 잡는거랑 별 차이 없겠다 싶어,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 예산역으로 이동~ 3만원짜리 여관방을 잡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삼계탕 집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주문을 했더니... 역시나 충청도~ (너무나 태연하게) 30~40분 정도 걸린단다. 성질 급한 서울 사람이 그런걸 이해할 수 있을리가~~ 바로 나와서~ 여관 바로 옆 분식집에서 "즉석" 육계장으로 저녁을 떼웠다-.-;;;

대충 씻고, 빨래 하고, 맥주 한 캔씩 들이킨 뒤, 아침 7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을 청했다.

내일 아침의 비극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to be continue...
Posted by i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