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5/21 5.18
  2. 2008/06/06 92년 장마, 종로에서... 그리고... (1)
  3. 2008/04/16 30년 만의 첫 만남 - 정태춘과 박은옥
life/music2010/05/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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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여유로운 공휴일... 정태춘 선생의 (적어도 내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싶은)앨범 "건너간다"를 듣다가 머리카락이 쭈뼛해지고 소름이 쫙 돋는 노래.

아, 이 노래가 이 앨범에 있었구나. 왜 이 노래는 "아 대한민국" 앨범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을까.

내 블로그에 썼던 것 같아 (내 블로그를 내가)검색해 봤지만 없고, 유투브를 뒤졌지만 게시자가 자진 삭제했다는 흔적 뿐... mp3라도 떠서 올려야 겠다고 티스토리에 로그인했더니...

작년 이맘때 써 놓고 비공개로 잠겨있던 포스트가 있었다. "선전포고"라니... 그때도 이 노래가 "아 대한민국"에 있을꺼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전포고"라기 보다는 "항복선언"을 앞둔 "마지막 아우성"처럼 들린다. 

아래는 2009/5/26 00:47에 썼던 글...

----------
조경옥의 오월의 노래를 찾다가 우연히 5.18을 찾게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시작해서 "오월의 노래"로 끝을 맺는 이 노래 5.18은
음유시인이길 거부하고 스스로 노래하는 투사가 되길 원했던 정태춘의 선전포고와도 같은 노래였다.

5.18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집 마당가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 
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그 꽃들 베어진날에 아아 빛나던 별들 
송정리 기지촌너머 스러지던 햇살에 
떠오르는 헬리콥터 날개 노을도 찢고 
붉게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소년들의 무덤앞에 그 훈장을 묻기전 까지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옥상위에 저격수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난사하는 기관총 소릴 들었소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여기 망월동 언덕배기에 노여움으로 말하네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같은 주검과 훈장 
너희들의 무덤앞에 그 훈장을 묻기전까지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태극기아래 시신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절규하는 통곡 소릴 들었소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같은 주검과 훈장 
소년들의 무덤앞에 그 훈장을 묻기전 까지



발표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 노래는 (그의 마지막 노래와 달리) 우리가 "천박한 한 시대"를 아직 건너지 못했음을 새삼스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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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olo
life/music2008/06/0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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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속의 종로는 87년의 그곳이다.

92년, 내가 대학 신입생을 겨우 면했을 무렵, 정태춘은 대학 시절 축제/행사의 단골 초대 손님이었고, 그는 "촛불"이나 "시인의 마을"이 아닌 "일어나라 열사여"를 외치며 북채를 휘둘러댔다. 스스로 "음유시인"이기를 거부하고 "노래하는 투사"가 되고자 했다.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 흘리지 않으리라, 물대포에 쓰러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이제는... 그 환멸의 시대를 건넜다고, 천박한 한 시대가 지나갔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봄날 초록의 언덕길로 사라져갔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물대포에 쓰러지고... 군홧발에 채이고... 무시당하고... 또 매도당하며...

92년 장마, 종로에서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워...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워, 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쯤에선 뭐든 다 보일게야
저 구로 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빛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 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

인간은 지나간 과오를 되풀이한다. 그것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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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olo
life/music2008/04/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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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Yes24에 들렀다가 음반 코너에서 약간은 의외의 음반들을 발견했다.

정태춘의 1집과 2집, 박은옥의 1집과 2집이 그것이다.
이 앨범들은 (무려!) 78년, 79년에 LP로 나온 앨범들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절판된지 수십년이 지난 앨범들이다.

내가 그들의 노래를 처음 듣기 시작한게 "봉숭아"였는데, 앨범을 구할 길은 당연히 없었고, 재발매될 정도로 유명한 앨범도 아니었다.

MP3와 인터넷 덕분에 파일들로 거의 대부분 갖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이빨이 많이 빠진 것들이 정태춘의 2집과 박은옥 앨범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태춘의 1집 "詩人의 마을"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는 "시인의 마을"과 "촛불"이 들어있는 앨범인데, (너무 시적인) 가사가 "표절"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 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가... "음유시인"을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 "음반사전검열"을 철폐하기 위해 뛰어다니게 만들었고, 결국 노동판을 뛰어 다니며 "대한민국"을 노래하는 "투사"로 만든 단초가 되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의 2집 "사랑과 人生과 永遠의 詩"는 1집의 성공에 고무된 음반사에서 정태춘에게 전권을 주고 제작한 음반이라는데, 대중적으로 (앨범 타이틀만 봐도 예상할 수 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나마 대중에게 알려진 노래는 "산사의 아침"(탁발승의 새벽노래) 정도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은옥의 1집 "회상"2집 "사랑하는 이에게"은 앨범의 존재 자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는데, 모두 정태춘의 작사/작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다. 그 덕분에 몇몇 노래들을 정태춘의 목소리와 박은옥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이게 정말 듣고 싶었다! 박은옥의 "서해에서"라니 ㅠ.ㅠ).  그나마 대중에 알려진 노래는 "회상", "사랑하는 이에게"(3) 정도.

내가 음반평론가도 아니고 이런 얘기는 여기까지~
(혹시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영미의 책 "정태춘"과 "정태춘2"이나 박준흠의 웹진 "가슴"의 지난 기사들에서 관련된 얘기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 자리에서 4장의 앨범을 카트에 담고 주문했는데, 다음 날 바로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시디 케이스가 아니고 페이퍼 슬리브에... 부클릿은 고사하고 속지도 없는...-.-;;;
순간 당황했지만, 뭐 어때~

박은옥이 부르는 "서해에서", "나는 누구인고", "시인의 마을", "나그네", "얘기(어리야 디야)" 그리고 20년의 세월을 두고 불려진 같은 노래들(20주년 기념 음반)을 들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

마지막 트랙에 원래 음반에 있던 "건전가요"까지 그대로 넣어주는 개그(?!)도 압권! -.-)b
박은옥의 1집의 맨 끝 곡은... 무려...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라. 침략의 무리들이 노리는 조국..." -.-;;;;

각각 두 장의 앨범을 낸 뒤, 두 사람은 결혼했는데... 그래서일까? 박은옥의 2집 앨범에 실린 "사랑하는 이에게" 연작들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이제, 정태춘의 3집 "우네"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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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olo